주절주절 낙서장~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98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생떽쥐베리의 미소[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66.252) 작성일09-05-14 13:24 조회4,486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08988

본문

모두들 힘든 때 입니다만,

오늘 하루 만나는 이에게 마다 환한 미소를 선사해 보세요.

여러분, 사랑해요! 행복하세요~~~ ^.^*



생떽쥐베리의 미소

“어린 왕자”라는 아름다운 책을 쓴 안톤 드 생떽쥐베리에 대해선 누

구나 친숙할 것이다. 특별하고 멋진 그 책은 아이들을 위한 작품일 뿐

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생각할 기회를 주는 동화이다. 생떽쥐베리의
 
다른 작품들, 산문과 중단편 소설들은 그다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생떽쥐베리는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싸운 전투기 조종사였으며, 전투

에 참가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에 그는 스

페인 내란에 참여해 파시스트들과 싸웠다. 그는 그때의 체험을 바탕

으로 “미소(Le Sourire)”라는 제목의 아름다운 단편소설을 쓴 적이 있

다. 오늘 내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이것이 자서

전적인 이야기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나는 그것이
 
작가 자신의 진실한 체험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그는 전투 중에 적에게 포로가 되어서

감방에 갇혔다. 간수들의 경멸적인 시선과 거친 태도로 보아 그가 다

음 날 처형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일이었다. 그 이야기를 기억나는 대

로 여기에 옮겨보겠다.


나는 죽게 되리라는 것이 확실했다. 나는 극도로 신경이 곤두섰으며

고통을 참을 길 없었다. 나는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뒤졌다. 몸수색

때 발각되지 않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서였다. 다행히 한 개

비를 발견했다. 손이 떨려서 그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데도 힘이 들었

다. 하지만 성냥이 없었다. 그들이 모두 빼앗아 버린 것이다. 나는 창

살 사이로 간수를 바라보았다. 그는 내 눈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았

다.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는 자와 누가 눈을 마주치려고 할 것인가.

나는 그를 불러서 물었다.

“혹시 불이 있으면 좀 빌려주겠소?”

간수는 나를 쳐다보더니 어깨를 으쓱하고는 내 담배에 불을 붙여 주

기 위해 걸어왔다. 그가 가까이 다가와 성냥을 켜는 사이에 무심결에
 
그의 시선이 내 시선과 마주쳤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어쩌면 신경이 곤두서서 그랬을 수도 있

고, 어쩌면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니까 미소를 안 지을 수 없

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우리

두 사람의 가슴속에, 우리들 두 인간의 영혼 속에 하나의 불꽃이 점화

되었다. 나는 그가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소는 창살을 넘어가 그의 입술에도 피어나게 했다. 그는 담배에 불

을 붙여주고 나서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고 내 눈을 바라보면서 미소

를 지우지 않았다. 나 또한 그에게 미소를 보내면서 그가 단순히 한

사람의 간수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

다. 그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 속에도 새로운 차원이 깃들어 있었다.

문득 그가 나에게 물었다.

“당신에게도 자식이 있소?”

“그럼요. 있고 말구요.”

나는 그렇게 대답하면서 얼른 지갑을 꺼내 허둥지둥 나의 가족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아이들 사진을 꺼내 보여주면서 앞

으로의 계획과 자식들에 대한 희망 같은 것을 얘기했다. 내 눈은 눈물

로 가득해졌다. 나는 다시는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고 고

백했다. 내 자식들이 성장해가는 것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두렵다

고...

이윽고 그의 눈에도 눈물이 어른거렸다.

갑자기 그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나서 감옥 문을 열었다. 그러더니

나를 조용히 밖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었다. 그는 소리 없이 감옥을 빠

져나가 뒷길로 해서 마을 밖까지 나를 안내했다. 마을 끝에 이르러 그

는 나를 풀어주었다. 그런 다음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뒤돌아서서

마을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 한 번의 미소가 내 목숨을 구해주었다.


그렇다. 미소는 사람들 사이의 꾸밈없고, 의도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결이다. 나는 강연을 할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우리의 권위, 우리의 직

함, 우리의 지위, 우리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구축해놓은 온갖 두꺼

운 층들 밑바닥에는 진실 되고 진정한 자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사람

들이 깨닫기를, 나는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감히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고 싶다. 나는 당신의 그 부분과

나의 그 부분이 서로를 알아본다면 우리는 결코 적이 될 수 없다고 정

말로 믿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미워하거나 시기하거나 두

려워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가 여러 생을 걸쳐 신중하게 쌓아

올린 다른 모든 두께들이 우리를 진정한 만남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립시킨다고 나는 결론내릴 수밖에 없다.

생떽쥐베리의 이야기는 두 영혼이 서로를 알아보는 기적의 순간에 대

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순간들을 몇
 
번밖에 보지 못했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 한 예이다. 갓난아이를 바라보는 것도 마찬가지

이다. 아기를 볼 때면 우리는 왜 미소를 짓는가? 아마도 그것은 아무

런 방어적인 두께를 갖고 있지 않은 한 인간을 우리가 보고 있기 때문

일 것이며, 아무런 속임수 없이 순진무구함 그 자체로 우리에게 미소

를 짓는 한 인간을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순간 우리 안에 있는
 
아기의 영혼이 그것을 알아보고 환하게 미소 짓는 것이다.

- 하녹 맥카티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6,244건 19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740 감동 그 버스를 타세요... 댓글4 찬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2-02 6504
5739 감동 시 모음-해외 생활 단상(1) 댓글2 지구촌나그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06-25 6067
5738 감동 호반도시 루가노에 대한 잔상 댓글5 첨부파일 지구촌나그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29 5673
5737 감동 Never ever give up... 무사의노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29 5143
5736 감동 ♡아내를 울려버린 사랑 이야기♡(펀글) 댓글2 블록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06 5560
5735 감동 (펌) 아름다운 청구서 댓글2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30 4358
5734 감동 화류와 한류 댓글1 ikar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09 5066
5733 감동 메세지 왔다~~ 댓글2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12 5307
5732 감동 오리를 잡으려면[펀글] 댓글6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6 4831
5731 감동 배호 노래모음 댓글1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05 8847
5730 감동 친구인 그대가 좋습니다 댓글1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29 4454
5729 감동 다시 돌이킬수 없는 네가지......... 댓글7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8-12 6922
5728 감동 해탈... 댓글2 어스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9-21 4095
5727 감동 필사모의 취지를 더욱 분명하게 하는 바램에서. 댓글6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08 6043
5726 감동 이것이 진실입니다.(필립글입니다) 댓글2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28 6396
5725 감동 우리 친정 엄마는 바보 댓글4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1-27 5884
5724 감동 나는 늘 꼴찌의 삶입니다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2-16 4709
5723 감동 33살 어느 주부의 감동글... 댓글10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17 6348
5722 감동 재미있는 ABC 댓글3 올인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28 4723
5721 감동 Mimpi itu Nyata - Mujizat itu Nyata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01 6104
5720 감동 지금 살고있는 삶은 왕복표가 발행되지 않습니다 댓글8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6-18 4452
5719 감동 칼릴 지브란의 아름다운 글모음 댓글8 마이크로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06 7174
5718 감동 오늘 무척 덥죠? 얼음 동동 시원한 냉면 드세요^^* 댓글15 카타리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22 6978
5717 감동 우리 삶의 본질적 목적은...^*^ 댓글3 sjworld멋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05 4828
5716 감동 삶에서 참 값진 3초 댓글8 발동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8-31 5030
5715 감동 한국인의 급한 성격 Best 10 댓글3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1 5519
5714 감동 평범함을 사랑하는 탁월함 댓글3 goodneighbor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1-01 6141
5713 감동 끝은 시작? 큰숲에세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2-14 5575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