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어느 며느리의 고백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73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어느 며느리의 고백

페이지 정보

작성자 뚱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209.113) 작성일11-07-26 10:17 조회5,338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31688

본문

131158138621480.jpg

어느 며느리의 고백


신랑이 늦둥이라 저와 나이차 50 년 넘게 나시는 어머님..


저 시집오고 5 년만에 치매에 걸리셔서

저혼자 4 년간 똥오줌 받아내고,잘 씻지도 못하고,

딸내미 얼굴도 못보고, 매일 환자식 먹고,

간이침대에 쪼그려 잠들고,

4 년간 남편품에 단 한번도 잠들지 못했고,

힘이 없으셔서 변을 못누실땐

제 손락으로 파내는 일도 거의 매일이었지만

안힘들다고, 평생 이짓 해도 좋으니 살아만 계시라고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신이 멀쩡하셨던 그 5년간 베풀어주신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제나이 33살 먹도록 그렇게 선하고 지혜롭고 어진 이를 본적이 없습니다.

알콜중독으로 정신치료를 받고 계시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견디다 못해 제 10살때 집나서 소식없는 엄마..

상습절도로 경찰서 들락날락 하던 오빠..

그밑에서 매일 맞고..울며 자란 저를 무슨 공주님인줄

착각하는 신랑과 신랑에게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눈물 글썽이며

한시라도 빨리 데려오고 싶다고 2천만원짜리 통장을 내어주시며,

어디 나라에서는 남의집 귀한딸 데리고 올때 소팔고 집팔아

지참금 주고 데려 온다는데,, 부족하지만 받으라고...

그돈으로 하고싶은 혼수, 사고싶은거 사서 시집오라

하셨던 어머님...



부모 정 모르고 큰 저는 그런 어머님께 반해,

신랑이 독립해 살고있던 아파트 일부러 처분하고

어머님댁 들어서 셋이 살게 되었습니다.

신랑 10살도 되기 전에 과부 되어, 자식 다섯을 키우시면서도

평생을 자식들에게조차 언성 한번 높이신 적이 없다는 어머님...

50 넘은 아주버님께서 평생 어머니 화내시는걸 본적이

없다 하시네요.



바쁜 명절날 돕진 못할망정 튀김 위에 설탕병을 깨트려

튀김도 다 망치고 병도 깬 저에게 1초도 망설임 없이

"아무소리 말고 있거라" 하시고는

늙으면 죽어야 한다며 당신이 손에 힘이 없어 놓쳤다고

하시던 어머님...



단거 몸에 안좋다고 초콜렛 쩝쩝 먹고있는 제 등짝을

때리시면서도 나갔다 들어오실땐 군것질거리 꼭 사들고

"공주야~ 엄마 왔다~" 하시던 어머님..



어머님과 신랑과 저. 셋이 삼겹살에 소주 마시다

셋다 술이 과했는지 안하던 속마음 얘기 하다,

자라온 서러움이 너무 많았던 저는

시어머니앞에서 꺼이꺼이 울며 술주정을 했는데,,,

그런 황당한 며느리를 혼내긴 커녕

제 손을 잡으며, 저보다 더 서럽게 우시며,

얼마나 서러웠노,, 얼마나 무서웠노..

처음부터 니 내딸로 태어났음 오죽 좋았겠나,,

더 잘해줄테니 이제 잊어라..잊어라...하시던 어머님...



명절이나 손님 맞을때 상차린거 치우려면

"아직 다 안먹었다 방에 있어라"하시곤

소리 안나게 살금 살금 그릇 치우고 설겆이 하시려다 저에게 들켜

서로 니 왜 하니, 어머님이 왜 하세요 실랑이 하게 됐었죠...

무슨 그리 귀한 몸이라고..

일 시키기 그저 아까우셔서 벌벌 떠시던 어머님.



치매에 걸려 본인 이름도 나이도 모르시면서도

험한 말씨 한번 안쓰시고

그저 곱고 귀여운 어린 아이 되신 어머님...



어느날 저에게 " 아이고 이쁘네~ 뉘집 딸이고~~" 하시더이다.

그래서 저 웃으면서

"나는 정순X여사님(시어머님 함자십니다) 딸이지요~

할머니는 딸 있어요~?"했더니 "있지~~

서미X(제이름)이 우리 막내딸~ 위로 아들 둘이랑 딸 서이도 있다~"

그때서야 펑펑 울며 깨달았습니다.

이분 마음속엔 제, 딸같은 며느리 아니라

막내시누 다음으로 또 하나 낳은 딸이었다는걸...



저에게...

"니 내 제일 아픈 손락이다" 하시던 말씀이 진짜였다는걸...

정신 있으실때, 어머님께 저는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고

잘하려 노력은 했지만 제 정말 이분을 진짜 엄마로

여기고 대했는지...

왜 더 잘하지 못했는지, 왜 사랑하고 고맙단 말을 매일 매일

해드리진 못했는지..



형편 어렵고 애 셋이라 병원에 얼굴도 안비치던 형님..

형님이 돌보신다 해도 사양하고 제 했어야 당연한 일인데,

왜 엄한 형님을 미워했는지..

말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사무치고 후회되어

혀를 깨물고 싶은 심정이었답니다.



밤 11시쯤,, 소변보셨나 확인 하려고 이불속에 손 넣는데

갑자기 제 손에 만원짜리 한장을 쥐어 주시더군요..

"이게 뭐에요?" 했더니 소근소근 귓속말로

"아침에~ 옆에 할매 고 침대밑에 있드라~

아무도 몰래 니 맛있는거 사묵어래이~" 하시는데 생각해보니

점심때쯤 큰아주버님도 왔다 셨고, 첫째, 둘째 시누도

다녀갔고.. 남편도 퇴근해서 "할머니~ 잘 있으셨어요~?"

(자식들 몰라보셔서 언젠부터 그리 부릅니다)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침 7시에 퇴원한 할머니 떨어트린 돈을 주으시곤

당신 자식들에겐 안주시고 갖고 계시다 저에게 주신거였어요.

그리곤 그날 새벽 화장실 다녀왔다 느낌이 이상해

어머님 코에 손을 대보니 돌아셨더군요....



장례 치르는 동안 제일 바쁘게 움직여야 할 제

울다 울다 졸도를 세번 하고 누워있느라 어머님 시는 길에도

게으름을 피웠네요...

어머님을 닮아 시집살이 뭔지 구경도 안시킨 시아주버님과

시누이 셋. 그리고 남편과 저..

서로 부둥켜안고 서로 위로하며, 어머님 안슬퍼하시게

우리 우애좋게 잘살자 약속하며 그렇게 어머님 보내드렸어요..

오늘이 꼭 시어머님 신지 150일 째입니다..

어머님께서 매일 저 좋아하는 초콜렛,사탕을 사들고 오시던

까만 비닐봉지.

주변에 널리고 널린 까만 비닐봉지만 보면 눈물이 납니다..

어머님이 주신 꼬깃꼬깃한 만원짜리를 배게 밑에 넣어두고..

매일 어머님 꿈에 나오시면

사랑한다고... 감사하다고 말해드리려 준비하며 잠듭니다.

다시 태어나면 처음부터 어머님 딸로 태어나길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이겠죠...

부디 저희 어머님 좋은곳으로 시길..


다음 생에는 평생 고생 안하고 평생 남편 사랑 듬뿍 받으며

살으시길 기도 해주세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7,056건 163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520 일상 “좋다 보시오!” 내나쁜지 당신이 나쁜지 한번봅시다. 댓글11 치악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31 5338
열람중 감동 어느 며느리의 고백 댓글1 뚱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6 5339
2518 일상 허탈.. 허무.. 황당... 댓글3 영수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02 5339
2517 일상 매운 닭발 먹고 싶어요!!! 댓글5 SilverZer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2-16 5339
2516 일상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상생(펀글) 댓글2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29 5339
2515 일상 자동차를 꼭 구입해야 하는 지 궁금하네요 댓글4 모니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9 5340
2514 일상 만약 이런 나라 있다면 ;.;;희망있을까? 댓글8 Victor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0-06 5342
2513 일상 성공한 사람들이 아침 8시 전에 하는 것-'한국 경제' 첨부파일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11 5343
2512 일상 어느 어머니의 말씀 댓글9 초신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7-05 5343
2511 기타 김 빠진 콜라를 활용하는 10지 방법 댓글1 고양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31 5344
2510 감동 고향 는길... 댓글5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13 5345
2509 일상 인터넷tv 댓글1 addon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27 5348
2508 감동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생각들 꿈꾸는다락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6-14 5348
2507 일상 현지학교의 빵셔틀..... 댓글11 김필승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14 5348
2506 감동 배호노래 다시 올립니다/지송해유...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2 5350
2505 일상 좋아요1 대박, 쉼터에서 터졌네요~~ 댓글4 i맑은거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4-27 5350
2504 일상 내 컴퓨터 해킹되었는지 또는 누구와 연결되어있는지 보여주는 프로그램 댓글19 첨부파일 Yej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4-05 5351
2503 일상 사람을 쓴다는 것의 어려움 댓글3 모니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12 5352
2502 일상 아이고..내 미쳐... 댓글5 카네이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23 5352
2501 일상 youtube 능 하세요? 댓글2 유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7-08 5352
2500 일상 혹시 Kelapa Gading - Gading Square APT 사… 댓글2 아카라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0-30 5353
2499 일상 솔로몬의 지혜 댓글1 가로세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2 5353
2498 감동 감사 합니다 댓글3 쌍골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02 5356
2497 일상 고양이 3종 종합백신 고양이아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4-22 5356
2496 일상 오늘 PD와 PKS 옥외집회일 이랍니다 댓글2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20 5356
2495 노하우/팁 이번 발렌타인데이는 하트나 접어서 때워야겠어요 ㅎㅎㅎ 둥글레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2-13 5356
2494 감동 좋은 글 - 사랑 댓글1 황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16 5357
2493 감동 고문 댓글2 보타니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15 5358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