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자카르타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 (2)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471)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자카르타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권토중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18.150) 작성일15-01-29 18:39 조회8,760회 댓글2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392897

본문

아래 글 "자카르타 사람과 한국 사람의 차이"을 읽으시고 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이 글을 다시 퍼다가 올립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를 보시면 편집 취지가 있네요 .

혹시 글을 더 읽고 싶으신 회원분이 계시면 한겨레 21에서 작가 이름 검색하시면 자카르타 생활에 대한

몇 편의 글이 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는 분인데 이렇게 퍼서 올려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서

올렸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칼럼 세 남자의 ‘타향의 봄’에서는 <한겨레> 기자 출신의 유현산(인도네시아 자카르타·소설가), 김순배(칠레 산티아고·유학생), 김기태(영국 버밍엄·유학생)씨가 살아가면서 겪는 이야기를 매주 돌아가며 전합니다.



미궁 속의 ‘협박 사건’ 혹은 ‘성추행 사건’ 뒤 스태프가 사라진 식당, 주방이 텅 비었는데 주말 영업을 어떻게 하지

제1034호
2014.10.29
             
지난 7월, 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온 지 9개월 만에 서자카르타의 쇼핑몰 푸드코트에 작은 식당을 열었다. 왜 이 적도 남쪽까지 흘러왔으며, 왜 하필 식당인지는 일단 생략하기로 한다. 한국 길거리 음식을 콘셉트로 한 이 가게는 제법 반응이 좋았다. 인도네시아 최대 명절인 르바란을 맞아 계산대 앞에 긴 줄이 생겼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손님은 줄고 직원들 간의 갈등은 심해졌다.

말괄량이 캐셔들과 ‘주방장 도망 사건’ 이후 새로 뽑은 주방팀. 맨 오른쪽이 필자. 유현산
주방팀은 주방장과 그의 아내와 그 아내의 동생, 이렇게 한 가족으로 구성됐다. 모두 자카르타 동남쪽 위성도시인 치카랑의 한식당에서 일하던 순다족이다. 캐셔팀은 쇼핑몰 인근 한 동네에서 나고 자란 사촌지간, 모두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브타위족이다. 나는 한 가족이 상대편 가족을 헐뜯는 불평을 매일 들었다.

9월 어느 날 식당에 가보니 분위기가 특히 안 좋았다. 주방장과 캐셔가 욕설을 섞어가며 싸웠다고 했다. 그날 밤 12시 주방장이 문자를 보냈다. 퇴근 시각에 맞춰 캐셔의 애인과 친구들 약 30명이 쇼핑몰로 몰려와 주방장 가족을 협박했으며, 신변의 위협을 느낀 주방팀 모두 고향인 반둥으로 피신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날 캐셔들에게 물어보니 얘기가 달랐다. 30명이 아니라 3명이었으며 협박이 아니라 대화를 했다고 한다. 진실은 양편의 중간쯤일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문제가 제기됐다. 주방장이 아내가 쉬는 시간을 틈타 자신을 만졌다고 한 캐셔가 주장했다. 그는 주방장이 건드린 자신의 신체 부위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열변을 토했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성추행이다. 주방장이 마음에 드는 캐셔를 지분대다가 사이가 틀어지니 박대했다는 <사랑과 전쟁> 유의 드라마였을까. 다음날은 토요일이었다. 주방이 텅 비었는데 주말 영업을 어떻게 하나. 옛 동료인 정인환 기자에게 카톡으로 하소연했더니, 그는 “캐셔의 애인이 주방장을 잡으러 가면 <사랑과 전쟁>이 아니라 <추노>가 되는 거야”라는 말을 위로랍시고 해주었다.

토요일이 왔다. 평생 한 번도 식당 주방에서 일해본 적 없는 나와 아내가 주방 의자에 앉았다. 배식구 너머로 본 푸드코트 풍경은 평온했다. 주말을 즐기러 온 자카르타의 중산층 가족들이 해맑게 웃고 있었다. 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아이들을 유모에게 맡긴 우리 부부는 육수가 부글거리는 가스레인지 앞에 앉아 있었다. 나는 식당만은 하지 말라는 교민의 충고를 떠올렸다.

지금 자카르타에선 한식당이 유행이다. 인터넷 교민신문 <데일리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지난해 한 해에만 자카르타에 한식당이 30~40% 늘었다. 겉만 보면 한류와 한식 사업의 행복한 결합 같다. 그러나 나는 이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카르타의 최저임금은 2년 만에 60%나 올랐다. 임금 상승 압박을 견디지 못한 봉제공장들이 망해가고 있다. 이곳에서 공장을 20년씩 운영해온 한국인 사장들은 아무 기반 없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가장 만만한 새 사업은 무엇일까? 바로 식당이다. 이런 이유로 공장 사장들의 한식당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수요를 반영하지 않은 만큼 망하는 식당도 많다. 생기는 수만큼 망한다. 한국이나 자카르타나 자영업은 ‘위험한 직종’인 것이다. 경험 없이 뛰어들 만한 사업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배식구 너머로 손님들이 하나둘 몰려드는 풍경을 보았다. 역광을 받은 손님들의 실루엣이 내게는 좀비처럼 보였다. “먹이를 줘! 먹이를 달라고!” 주인의 썩어가는 속을 모르는 캐셔 리리가 신나게 소리쳤다. “돌비빔 둘, 떡볶이 하나!”


아내가 앞치마를 두르며 내게 말했다. “여보 파 좀 잘라.” 나는 번쩍번쩍 광택이 나는 새 냉장고에서 싱싱한 파를 꺼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유현산 소설가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1,145건 13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09 일상 EMS 통관 관련 문의사항 하나 드립니다. 댓글11 첨부파일 삽j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30 11344
808 일상 이것은 불법 입니까..아니면 횡포 일까요? 댓글63 쇼팽2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9-01 7864
807 일상 이해할 수 없는 인도웹 정책 댓글29 sfsagads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1-06 5900
806 일상 [대한항공]홍콩에서 당한 난감한 상황 댓글17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09 6288
805 일상 인도네시아에 뮤직뱅크가 온다고 하네요. 댓글6 스망기주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21 4983
804 일상 대구 영신고등학교 동문님을 찾습니다 댓글2 산이조아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3-22 5790
803 일상 개인이 해보는 비자수속 정보 댓글12 일분동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11 6512
802 일상 싱가폴 비자 다녀와서 댓글2 Moses274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7-03 5782
801 일상 ... 댓글7 rngkf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05 6797
800 일상 다시는 롯데마트 안갈랍니다 댓글20 Geffeniz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16 8107
799 일상 찌까랑 소XX 사장님은 보세요 댓글32 쿵쿵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2-15 8383
798 일상 강남 맞집 최가네버섯샤브칼국수 - 자카르타점 오픈 댓글20 첨부파일 W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20 11227
797 일상 신문에 난 강도 사건. 댓글6 SHKon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25 6979
796 일상 끌라빠가딩 댓글6 수퍼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9 5627
795 일상 주의해야할 병원 입니다 댓글4 겨으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03 7882
794 일상 자카르타 사람과 한국 사람들의 차이 댓글18 권토중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29 9980
793 일상 취업 관련 질문드립니다.. 댓글19 integrit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19 7468
792 감동 석양과 맥주,그리고... 댓글1 ikaru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4-08 5280
791 감동 필사모 보고서 2. 댓글12 곰곰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2-26 5194
790 감동 살아야 되는지 댓글5 jesik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3 5932
789 기타 열대 과일의 제왕... '두리안'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30 15203
788 기타 단 맛과 신 맛이 열대에서 만났을 때……'저룩발리'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1 7348
787 기타 <양생법>-건강의 서자(庶子), 잠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5157
786 기타 양생법(養生法)- 배가 따뜻한 사람이 건강하다.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2 7057
785 기타 자연산 전해질 음료,스망까. 댓글2 S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0-14 7252
784 기타 안젤라의 쉬운 코다리찜 따라하기 댓글4 엔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02 6321
783 기타 JIKS 2회 손민욱 군 강남에 치과 개원 댓글1 나는나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8 4790
782 기타 감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신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07 3431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