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아버지의 자화상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48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아버지의 자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ㅇrㄸ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218.112) 작성일09-05-03 18:36 조회4,776회 댓글1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29647

본문




일터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벌써 여름이다.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몸은 칙칙하다.
교통지옥에 시달려 몸은 괴롭고 물씬물씬 땀냄새를 풍긴다.
초인종을 누르며 나를 반기러 나오는 아내와 자녀들을 그려보지만
문화혜택으로 안겨준 각자의 열쇠가 있기에 스스로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는 게 오늘따라 매우 속이 상한다.

힘든 몸과 마음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빠 돌아왔다.”
말소리는 마치 허공을 치는 것처럼 하늘로 날아갔다.
아내는 오셨느냐는 등 간단한 눈맞춤으로 인사를 끝내고
나보다 하는 일이 더 중요한지 부엌으로 모습을 감춘다.
“씻고 저녁 드세요.”
멀어져 가면서 외치는 외마디 아내의 소리.
'누가 밥 먹으러 돌아왔나? 힘들어서 들어왔는데 날 좀 반겨주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해진다.
“아이들은 어디 갔나?”
“방에서 공부할거에요.”
공부. 공부.
아버지가 와도 인사를 할 줄 모르는 아이들에게
그런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이런 생각이 문득 든다.
섭섭한 마음을 다스리며 아이들 방을 들여다본다.
“공부 열심히 하냐?
달리 할 말이 없다.
“어. 아버지 오셨어요. 네. 다녀오셨어요?”
짧은 한마디를 하고 계면쩍은 듯 다시 책으로 눈을 돌린다.
그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래 열심히 해라.” 고 말했다.

무슨 말을 더하랴.
언제부터인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자리 잡아 버린
이러한 생활의 패턴이 삶의 유일한 방법인 양 되어 버렸다.
“인생이란 다 그런 거에요.”
회사에서 담배를 뻐금뻐금 피워 물고 한숨을 내쉬며
내뱉던 동료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것이 진정 인생의 전부인가?
갑자기 역겨운 마음이 몰아친다.

빈 의자로 둘러싸인 밥상.
“아이들은 먹었어요.” 라고 하면서 저녁을 차려주고는
연속극을 본다고 텔레비전 앞에 몰두해버리는 아내.
내가 뭐 때문에 먹어야 하는가?
진정 이렇게 사는 것이 옳은가?
걷잡을 수 없는 수많은 생각이 내 마음에 오고 간다.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2,587건 12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279 일상 덩의 심층 분석 요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6-08-14 9007
2278 감동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댓글2 트리몰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12 4241
2277 감동 독도는 우리땅 20000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07 3960
2276 감동 새해인사 댓글2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31 4490
2275 일상 자카르타 풋살 모임 댓글9 토레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26 4899
2274 일상 인도비젼 ㅋㅋㅋㅋ 댓글7 세상아덤벼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16 4344
2273 일상 눈뜨자마자 꼭 해야할 일 댓글7 세계정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2-08 4788
2272 일상 촉촉한 피부 유지 방법이 먼지 궁금하시다면 클릭!! 댓글8 세계정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30 4402
2271 감동 소주의 절규.. 댓글2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21 6111
2270 일상 운빠드 대학입학조건 반둥에서살고싶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16 4041
2269 감동 왜 그리도 아파하며 살아가는지 잔나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06 5826
2268 일상 교민을 대상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께... 댓글1 드렁큰티라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1-01 4278
2267 일상 새겨볼 글과 그림같은 마을 2탄 댓글1 디까르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22 3050
2266 일상 혹시나....... kongjude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11 3377
2265 기타 [11] 낙상,골절상 시 응급처치 요령 댓글1 첨부파일 우리들병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0-05 7194
2264 감동 세상사는 이야기 (군대) 댓글2 경실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30 5656
2263 일상 어머나!! 쉼터 777이 연속 2번!! 댓글1 인도네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24 3492
2262 감동 1960년대의 추석귀성풍경 .(옛날생각나네) 댓글6 순진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17 6338
2261 일상 8월 27일(토)~28일(일) 뿌뜨리섬(Putri Island)갔던 … 댓글8 서태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12 4479
2260 일상 포인트 좀 주세요 댓글3 goodnigh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7 4582
2259 감동 보고 있어도~*|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9-01 4499
2258 감동 迷戀- 드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29 5780
2257 일상 아래 빠징고 이어서...ㅋㅋㅋ 댓글3 Karl가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18 4246
2256 일상 이거 아침마다 댕기네...ㅋㅋ 댓글1 Karl가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12 4815
2255 감동 나무 -김윤성- 댓글1 요만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8-03 5276
2254 일상 끌라바 가딩 옛날 사진 & 근래 사진 댓글9 숙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9 5070
2253 일상 끌빠 빨라디안 아파트 사시는 분들 중에서 first media 사용중… 댓글3 홀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6 5204
2252 일상 환전관련 정보 심입니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21 3825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