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사립문 옆 꽃나무 - 임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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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 사립문 옆 꽃나무 - 임성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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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시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15.89) 작성일10-07-12 23:46 조회4,500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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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옆 꽃나무

                          - 임성한

나는 여기서 너무 좋다

햇빛도 바람도 없는
도시 건물들 틈새가 아니고
매콤하지도 귀 아프지도 않으니

금방 새들이 노래자랑하면서
한바탕 지나갔는데 또
나비가 와서 너울춤을 춘다

저 쪽 산에서 파아란 바람이
미끄럼타고 와 스쳐주고 개울물이
조잘대니 스르르 눈이 감긴다.

멍멍 누렁이 짖는 소리에
눈을 뜨니

금방 우물로 간 아가씨들이
언제 벌써 물 길러 와서
저녁을 앞당겼는지

저 쪽 집 앞 살평상에
모여 앉아 먹는 정겨운
국수 냄새가 내 코를 간지른다

나는 여기서 너무 좋다

-------------------------------------------------------------------------
아파트 17층 발코니에서 한국의 그것과 느낌이 다른 소리의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도 가라앉고 북동쪽 하늘 올려다 보니 참 멀리 떠나왔다는 생각도 합니다.
마음 붙이고 살면 거기가 고향이지 하면서 마음 또 다지고
간간히 만나 활짝 웃으며 소주잔 한잔 부딛혀 줄 친구 몇 있으니 그걸로 위안삼고
한국보다 그래도 여기가 좀더 가능성이 보이니 맘 굳게 먹자고 주먹을 쥐어도
나날이 주름이 늘어가는 한국에 계신 부모님들과 할머니,
결혼하고 한번도 편한날 없이 실패만 하는 남편을 묵묵히 챙기며 내조하는 착한 아내,
또 지금까지 변변찮게 제데로 뭐하나 이뤄내지도 못하고 살아온 인생살이 돌아보면
또 마음이 퀭해옵니다.
혼자서 술 한잔 마셔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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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우시시님의 댓글

우시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2.♡.115.89 작성일

아, 위의 글은 제가 인도네시아를 맘 굳게 먹고 처음 와서
친구네 아파트에서 머무를때의 심정을 산문체로 적어본겁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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