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거스름 돈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594)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감동 | 거스름 돈

페이지 정보

작성자 CLASH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45.68) 작성일10-09-22 11:21 조회6,168회 댓글10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indoweb.org/love/bbs/tb.php/memo/31233

본문

  거스름 돈


 
“여보, 오늘 저녁에는 누룽지도 끓이지“

남편의 말을 들으며, 눌려놓은 밥에 물을 부으려는데

문득 십 년도 넘게 지난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

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 ‘밥할매집‘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

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타누.

저는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

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

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
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어요.“
좋아요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천상여자님의 댓글

천상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18.♡.129.113 작성일

좋은글 잘 봤습니다
배푸는것에는 분별심이 없다더군요
그냥 마음가는대로 성심성의껏.....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동그라미님의 댓글

동그라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222.♡.64.132 작성일

심금을 울리는 좋은 글 감사해요.
숙연해 지네요.
모두들 할매처럼 살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될꺼예요.
닯고 싶네요...

산지골님의 댓글

산지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25.♡.240.224 작성일

가슴을 울리는 좋은글입니다.

조금이라도 배푸는 삶 되도록 노력하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3,319건 107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351 일상 KB국민은행 CF 삽입곡(MIKA -Happy ending) 첨부파일 ctmow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1-19 8759
350 일상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 너무 성의가 없습니다.!! 댓글18 바람따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5-19 12558
349 일상 [퍼옴] 지하철에서...오늘은 cibitung인데 무지덥네요.. 댓글1 sekal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7-12-11 5241
348 일상 2007년을 마무리하고, 2008년을 시작하면서 - 2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1-04 7567
347 일상 남대문 방화범 잡혔어요. 댓글5 비행소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2-12 8738
346 일상 2007년 개미와 베짱이.........그 마지막.......악플보다… 댓글3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2-26 6178
345 일상 [Club Music] 2008년 디제이 추천곡1 댓글1 첨부파일 이쁜이리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3-21 6888
344 일상 게임2 ㅡ..ㅡ; 댓글3 미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4-09 5886
343 일상 FTP 서버 회원님들 필독해주세요... 댓글3 발리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5-29 6551
342 일상 sms 사용 어느 나라에서 가능한가? 댓글6 깜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6-14 7316
341 일상 [구인] 게시물이 삭.제. 되었습니다. 댓글1 비진코리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7-25 4949
340 일상 착각은 자유 댓글5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8-12 5750
339 일상 계속되는 개미와 베짱이 1 댓글2 여기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9-03 5095
338 일상 공항에서..... 댓글11 동도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09-26 8493
337 일상 너무 오랜만에 ^^* 댓글2 인니아지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0-23 4835
336 일상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댓글1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1-15 5839
335 일상 충청도 영어.... 댓글5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8-12-08 7299
334 일상 10번째 인니 출장을 다녀와서..... 댓글6 홍고릴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14 5899
333 일상 오바마 대통령의 인도네시아어 실력.. 댓글1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1-24 5643
332 일상 달콤한 사랑을 드립니다! *^^* 댓글2 Att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2-13 5474
331 일상 물건 값 장난 아니게 올랐네요.. 주피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06 6294
330 일상 오늘 PD와 PKS 옥외집회일 이랍니다 댓글2 한겨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3-20 5472
329 일상 다른 회원님들에게도 행운이 가득하시길,,, 댓글3 첨부파일 태권V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4-17 5951
328 일상 KEB 때문에 속상하네요 ㅜ.ㅜ 댓글5 정파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07 5957
327 일상 절대 과속할수 없는 노르웨이 해안도로. 댓글2 창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5-20 6711
326 일상 듣기엔 쪼~까 거시기 헌디~ 댓글2 데니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16 5895
325 일상 인도네시아에있는 친구 구합니다. 상감마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6-27 4711
324 일상 재미있는 이야기(펀) 댓글5 일상야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07-10 5761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