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 낙서장~ > 어그로를 그만 끌자(8)

본문 바로가기
  • FAQ
  • 현재접속자 (722)
  • 최신글

LOGIN

1.궁금한 사항은 "궁금해요" 게시판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단순 내용 펌은 삭제 처리합니다. 본인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일상 | 어그로를 그만 끌자(8)

페이지 정보

작성자 beautic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2.♡.32.10) 작성일19-01-02 14:22 조회3,785회 댓글5건
  • 검색
  • 목록
게시글 링크복사 : http://www.indoweb.org/465198

본문

동화속 왕자와 공주는 정말 행복하게 살았을까?



9925DC385ACA41611E765B


왕자와 공주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마침내 결혼해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 속 결론을 난 믿지 않습니다. 
그렇게 극적으로 맺어진 왕자들과 공주들도 그 후에 갈등과 고통을 겪어 성격차이나 숨겨놓은 애인 문제로 이혼하기도 하고 왕위를 찬탈당하기도 하고 전쟁에서 패해 죽거나 노예로 떨어질 수도 있고 후궁을 들여 본처인 공주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었을 지도 모르니까요. 그러니 그렇게 '그 후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말로 동화를 마무리 짓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라 할 것입니다. 그 동화들은 인생이 장기전이라는 진실로 아이들에게 르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물론 그러니까 동화입니다만. 

회사에서 지내는 고사에 무릎꿇기 싫어 기도실에 숨어있던 부장이 나중에 자기 위의 차기 사장 후보자 짤리고 자기 결국 그 자리까기 올라갔다는 이야기를 교회 주보에서 읽고 이런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당사자로서는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라 생각했겠지만 내겐 참 얄팍하고도 일방적인 간증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간증의 맥락을 따라 보면 고사에 참여하지 않은 자신은 축복을 받아 승진했다는 메인 스토리의  뒷면엔 고사에 참여한 그 차기 사장 후보자는  하나님의 노여움을 사 결국 회사에서 잘렸다는 전제 깔려 있는 셈입니다. 일요일 예배를 드리지 않고 주말 족여행을 떠났던 한 집사님 정이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해 족 전원이 사망했다는 예전 어떤 목사님의 설교 떠올랐습니다.  그는 주일을 지키지 않는 이들에게 찾아오는 하나님의 심판을 강조하며 성도들을 위협했었죠. 30년도 다 된 일인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당시 성도들은 아멘을 외쳤지만 그 목사님은 스스로 만유의 주재라 찬양하던 하나님을 교회 안나오는 사람들을 교통사고로 막 죽여버리는 참 파렴치하고도 잔혹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그 고사를 피해 기도에 매달렸던 예의 부장은 같은 맥락의 생각을 하며 그 간증을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그 출처는 '직장인이라면 다니엘처럼'(원용일 저)라고 합니다. 난 사실 그 다음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승진한 그 10년 후, 20년 후 어떻게 되었는지 말입니다.  그 진급한 부장도 그렇게 잘린 차기 사장 후보도 그 인생이 거기서 그렇게 끝나버렸을 리 없습니다. 자랑스럽게 간증하던 그 사건이 결국 자신의 씻을 수 없는 부끄러움이 될 수도 있고 젊은 날의 말도 못할 실패 훗날 그의 성공을 담보하는 시금석이  되었음이 증명되기도 하는데 저 두 사람은 죽는 날까지 그 승패 뒤바뀌지 않은 채 현상이 지속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장기전이니 말입니다. 인생을 저렇게 간단히 해석했던 부장에게 하나님은 너의 자랑이 너의 부끄러움이 되리라 말씀하십니다. 성서에 그런 말 있지 않습니까?

4.3 사태 당시 제주도 양민들을 학살하던 서북청년단에 대해 '우리 교회 청년들이 잘 하고 있다'고 말했던 한경직 목사님의 입도, 온갖 부정부패로 국의 자산과 국민의 세금을 철저히 탕진해 버리고도 역대 정권 중 '도덕적으로 장 당당힌 정권'이라 말했던 이모 전대통령의 입도 이젠 부끄럽기 짝이 없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목사님도 세상 꼭대기에 섰던 위정자도 결국 그리 멀리 내다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ROTC 전역자라면 대기업 입사 보장되어 있다시피 하던 1988년 6월 사회로 복귀한 내 동기들 중 J만 유일하게 취직하지 못한 이유는 그 베트남어를 전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공산화된 베트남은 한국에겐 적국이었고 외교관계도 없었으니  그의 전공은 오히려 그의 족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베트남어를 더욱 갈고 닦기보다는 중국어와 영어에 더욱 매진하던 그를 보며 대부분의 동기들은 연민과 안타까움으로 위로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어느날 베트남 시장이 열리자 갑자기 각광받기 시작한 그는 LG그룹 기획실을 거쳐 유수한 업체들을 타고 장 먼저 베트남에 들어갔고 승승장구한 끝에 지금은 호치민 일대에 현대화된 공장 여러 개를 거느린 제약회사 회장이 되어 있습니다. 동기들 중 장 성공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습니다. 인생은 장기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면 안되는 겁니다. 한순간 수세에 몰렸던 젊은이 강산이 두세번 변한 후에도 여전히 그 코너에 몰려있을 리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J의 삶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진행되며 변화해 갈 것입니다.

처음 5년 임기를 예상하며 인도네시아 왔을 때 만약 여기서 20년 넘게 살게 될 것을 미리 알았다면 여러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해보려 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다양한 계충의 현지인들을 사귀며 저변을 넓히고 비파에서 정식으로 인니어를 배울 뿐 아니라 중국어와 네덜란드어도 배우고 현지 국적을 따기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했을 것입니다. 20년은 그 모든 것을 해내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코앞의 미래도 바라보지 못했던 나는 그 모든 기회를 놓치고 그 긴 세월을 허송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냥 논 것은 아니지만 더 할 수 있었을 일들을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깊은 관심을 지고 공부하고 있는 현지 문화와 무속, 근현대사 역시 일찌기 눈을 떴다면 현지 대학에서 공부를 더 하고 학위도 몇 개 더 땄을 지 모를 입니다. 그래서 늦었다고 생각한 지금 그것들을 다시 시작해 보려 합니다.  상황은 더욱 빡빡하고 남은 시간이 얼마되지 않는 것 같지만 앞으로 20년 후 다시 후회하기도 싫고 그때 서 인생이 장기전이라는 것을 새삼 되뇌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 말하길 교만은 멸망의 앞잡이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도움으로 이런 어려움을 극복했고 저런 성공을 거두었다 하는 사람들의 간증 속에서 오히려 그런 교만이 더욱 느껴지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인생은 장기전이란 말이 성서에 적혀 있지 않기 때문일까요?

좋아요 5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명랑쾌활님의 댓글

명랑쾌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82.♡.81.117 작성일

원래 그 종교의 기본 베이스 '선민 사상'에 있기 때문에 교만해 보이기 십상이지 않나 싶습니다.

응삼이님의 댓글

응삼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03.♡.197.131 작성일

망할 넘의 인도네시아넘들이  비자를 주지 않아 장기 체류 하신분들이 한국에 어쩔수 없이 서 어렵게 생활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보다 낳은 것  이 넘 들 종으로 부리면서 사 해방 잡 일처리 인해 창조적 생각이나 육체적 편한 것이 외  암 것도 없습니다 정부나 오피스 보이는 개인적으로 좀 잘 해주 지만..추운 겨울이 그립습니다..

권토중래님의 댓글

권토중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아이피 103.♡.145.61 작성일

뷰티시안님~
참 대단하십니다. 정말 부럽고 존경스럽습니다.
좋은 글 늘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건승하세요^^

  • 검색
  • 목록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 Total 7,056건 10 페이지
  • RSS
주절주절 낙서장~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804 일상 인도네시아에서 코디해주실분 안계시나요? 댓글5 사람구해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3-07 4937
6803 일상 끌빠 청기와 에스컬레이트 앞에서 담배 피운 아저씨 보셔요!! 댓글27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22 8125
6802 일상 블랙베리 댓글1 TWIN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5-07 2907
6801 노하우/팁 안녕하세요.남자미용사입니다. 미용실 취업으로 문의합니다 댓글3 Kkinkki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5-29 9797
6800 일상 삼숑갤럭시 wonder & A/S센터 체험기 댓글11 오리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6-11 4969
6799 일상 목숨걸고 하이에나 촬영 댓글2 맘마미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7-07 4192
6798 일상 인도네시아 물 상승!~~ 미친이라는 표현이.. 댓글5 따시기듀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1-09 6589
6797 유머 좋아요1 매운탕 대참사 댓글2 제임스27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5-04 4080
6796 기타 좋아요1 고민이 있습니다. 댓글2 쿠쿠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8-14 17920
6795 일상 좋아요2 채용완료 되었습니다. 댓글3 bonoso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1-07 7357
6794 일상 번개 모임 - 5월 12일 남부 자카르타에 계신 분들 모이세요. 댓글4 wolf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12 5781
6793 일상 기아차 정비소에 당했습니다. 댓글12 caraudi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2-05 6915
6792 일상 운영자님께.... 댓글12 ondalkd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07 5545
6791 일상 KBS WORLD에 건의 댓글12 호연지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01 5516
6790 일상 르바란에 비행기 표를 구하지를 못하네요 ~~ 댓글1 OPDD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6-14 3475
6789 일상 "중국 졸부들 무례 못 참겠다" … 눈살 찌푸린 지구촌 댓글2 mal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12 5714
6788 일상 허~얼...Blangko STNK dan BPKB di Samsat … 댓글5 인드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24 4885
6787 일상 마릭님 통진당 이석기 등의 빨갱이 소식 좀 알려주세요. 댓글22 까르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8-28 6517
6786 일상 BOLT 사용하시는분들 필독!! 댓글17 nangisu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4-07 8627
6785 일상 주의!! 레스토랑 댓글6 오리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1-15 6345
6784 일상 국문 일어로 번역 알바 해주실분? 댓글3 haloloh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21 6221
6783 일상 토끼의 부활 댓글1 지누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5-25 4098
6782 일상 우리은행 공개질문 댓글11 쇼팽2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27 8462
6781 일상 식당 (자카르타지점 오픈) 에 대해서~~.. 댓글6 자바최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28 14032
6780 일상 인도네시아 생활 1년째.. 댓글2 eigmlazidt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26 8158
6779 일상 차량 블랙박스 댓글2 먹충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17 7250
6778 일상 진돗개 분양 댓글2 2010년인도네시아6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1-09 7701
6777 일상 열정페이는 내 사업체를 이끌어줄 원동력? 댓글9 떡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2-09 8845
게시물 검색

인도웹은 광고매체이며 광고 당사자가 아닙니다. 인도웹은 공공성 훼손내용을 제외하고 광고정보에 대한 책임을 지지않습니다.
Copyright ⓒ 2006.7.4 - 2024 Powered By IndoWeb.Org. All rights reserved. Email: ad@indoweb.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