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현재 40세인 대통령과 부통령의 출마 연령 제한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판결로 조코 위도도(조코위) 대통령 장남의 부통령 출마 가능성도 사라지게 됐다.

16일(현지시간)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헌재는 선거법에서 대통령과 부통령 피선거권 최소 연령을 40세로 정한 것은 헌법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이를 35세로 낮춰 달라는 내용의 헌법 소원을 기각했다.

헌재는 피선거권 연령을 법으로 제한한 것은 국회의 권한이며 이를 바꿔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이번 판단에 관심이 쏠렸던 것은 헌재가 피선거권 연령을 낮출 경우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이 내년 2월 대선에서 부통령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었다.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인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6) 수라카르타(솔로) 시장은 2020년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는 당시 지방선거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시장으로 일했던 솔로시에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 정계에 진출했다.

그런 그가 이번 헌재 판결에 따라 대통령에 세 번째 도전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국방부 장관의 러닝메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프라보워 장관은 지난 2번의 대선에서 조코위 대통령과 맞붙어 모두 패했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그를 국방부 장관에 앉혔다. 또 조코위 대통령은 여당 후보인 간자르 프라노워 중부 자바 주지사 대신 사실상 프라보워 장관을 지지하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프라보워 장관 입장에서도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는 있지만 판도가 바뀔 수도 있기에 조코위 대통령의 장남과 손을 잡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조코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여전히 80%에 이르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과 관련된 일인 데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의 여동생이 지난해 안와르 우스만 헌재 소장과 결혼해 이번 재판은 결국 피선거권 연령을 낮추는 방향으로 결론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이미 재선을 해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는 조코위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며 '정치 왕조'를 건설하려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는 헌법에 따라 내년 선거에 출마할 수 없지만 높은 지지율 때문에 개헌, 선거 연기, 부통령 출마, 아들의 부통령 출마 등 각종 소문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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