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 브로모화산 분화구를 향해 올해도 제물을 든 힌두교 신자 수천 명의 행렬이 이어졌습니다. 

▲ 인도네시아 브로모화산 제물의식 행렬

[AFP=연합뉴스]

지난 16일 브로모 화산에서는 힌두교 신자들의 산신제와 같은 '야드냐 까사다'(Yadnya Kasada) 의식이 열렸습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87%는 이슬람교를 믿지만, 발리섬과 브로모 화산 주변 등에는 힌두교 신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힌두교를 믿는 브로모 지역 뗑게르(Tengger)족은 매년 야드냐 까사다 의식을 통해 축복과 풍년, 행복을 빕니다.

▲ 16일 제물을 들고 브로모 화산 분화구로 향하는 행렬

[AFP=연합뉴스]

뗑게르족은 이날 염소와 닭, 과일, 채소, 꽃 등의 제물을 들고 분화구를 향해 줄지어 올랐습니다.

어린아이는 목말을 태우고 행렬에 함께 했습니다.

뗑게르족은 코로나19로 지난 2년간 인도네시아 정부가 야드냐 까사다 의식을 반대했을 때도 "전통 의식은 화상으로 대체할 수 없다"며 브로모 화산에 올랐습니다.

▲ 아이를 목말 태우고 화산 분화구로 향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120여개 활화산 가운데 하나인 브로모 화산은 관광객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입니다.

뗑게르족은 화산 정상에 오른 뒤 분화구를 향해 준비한 제물을 던지며 기도했습니다.

▲ 제물로 바칠 염소를 어깨에 메고 브로모 화산을 오르는 모습

[AFP=연합뉴스]

닭과 농작물을 분화구에 던진 뗑게르족 주민 와완은 "신과 조상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매년 제물을 가지고 의식에 참여한다"고 말했습니다.

▲ 분화구 경사에서 제물을 낚아채려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뗑게르족이 아닌 인근 주민들은 잠자리채와 같은 것을 들고 분화구 경사면에 서서 날아오는 제물을 낚아챕니다.

이들은 매년 야드냐 까사다 의식 때 뗑게르족과 함께 화산에 오릅니다.

뗑게르족은 제물을 던지면서 기도했기에, 자신들이 던진 제물이 분화구에 들어가기 전 낚아채는 행동을 막지 않습니다.

▲ 분화구에 제물을 던지기 전 기도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뗑게르족 지역 공동체 의장인 밤방은 의식을 치르며 인간과 신, 자연, 그리고 인간들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기도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자연을 돌본다면, 자연 또한 우리를 돌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출처 : https://www.yna.co.kr/view/AKR2022061704950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