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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한 그리고 빡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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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승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3-05-28 16:02 조회2,364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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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써놓코 보니까 왠지 좀 요상한 혹은 섹슈얼한 기분이 드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하여간 그쪽 분야하고는 거리가 머어언 뿐짝 멩그라얀 산을 무박등정한 기분을 한마디로 요약한 것입니다.
멩글라얀 ..뭐 이런 인니어도 적어놓코 보니까, 발음상 비음과 굴림음이 포함되어 제법 맑은 물이 졸졸졸 흐르는 계곡을
따라 오르는 산행길처럼 느껴집니다.
와이리 서두를 떼는가 하며는요..
혹시나 산의 이름에 현혹되어 그 축축하고 빡센 산행의 모습이 오해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아니 정확히 그저께 사흘전 금요일 주말밤의 자카르타에서 반둥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이미 장터도로로 변해서리
예정된 두세시간을 훨씬 지나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뻣뻣해진 엉뎅이들을 주무르며 차에서 내립니다.
낮에 이미 비가 한번 스쳣는지 바람냄새조차 축축한데, 산 초입의 공기는 역시 직접 가서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알수없는 감미로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겠지만,이 느껴집니다.
솔향,, 왠 솔향,.풀냄새.. 이기 좋아서 밤새 부대낀 엉뎅이의 아픔도 모두 용서가 되지요.
드뎌,. 이맛빼기에 고성능 랜턴, 혹자는 광부용이라고도 하던데,. 밤길에 길이라도 잃을라치면 x 된다는 생각에
거금을 투자했던, 을 끼고 신발끈을 졸라메고는 고지를 점령키위해 돌진하는 병사처럼 분대장인 산대장의 인도를 따라
칠흑같은 어둠속에 머리에서 비치는 한줄기 불빛이 비추는 좁고도 축축한 산길을 묵묵히 걷고 또 걷읍니다.
왜그리 묵묵히 걸어 올랐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육십도 가까운 경사길을 오르느라 가쁜 숨길에 말한마디조차
힘들지 않았을까요..
걸으면서 문득 생각했읍니다.아니 생각할 시간조차 쉽지 않습니다.
군에가면 야간 분대 행군을 하곤 하는데 보폭이 쳐지거나 하면 분대전체가 느려져 단체로 얼차례를 받기도 했는데..
야간 산행 역시 이처럼 보폭이 쳐지지 않을새라 혹은 발을 잘못 짚어 뒤뚱거릴까 염려되어 감히 생각이란걸 할 겨를이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한 생각은 스쳐가는데,. 아하 도(道)가 특별히 다른데 있는게 아니구나,..
축축하고 좁은 빡센 경사지의 산길에 아무 생각 없이 걷기에만 열중하는 것..
이게 도가 아닐까.. 혼자 중얼거리며 또 헥헥거리며 네발 짐승처럼 혹은 기어오르고 ..
걸은지 두어시간 만에 산의 팔부능선에 다다르는데 이미 새벽을 알리는 새소리가 들립니다.
적막하던 산속의 새소리.. 산의 생명, 그리고 청아한 새벽의 맑음을 느낍니다.
먼동이 터오르는, 세상이 축축해 보이고 구름속에 별도 달도 일출도 모두가 기대속의 꽝인, 구부능선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합니다.
아름다운 일출을 기대했는데, 세상 일은 이처럼 기대와는 정반대로도 흐른다는 진리를 배우고는
토끼들이나 다님직한 좁고 축축한 산길을 또 걷읍니다.
정상은 그져 허무합니다. 삶의 진리를 이야기하듯 정상에는 별게 없읍니다.
뿐짝멩그라얀 팻말 하나가 전부이고 왠 아귀늠들이 올라왔냐고 이산의 터줏대감들인 산모기들이
쉴새없이,. 기념사진 한장 찍는 순간에도, 쏘아댑니다.
하산길에는,. 그동안 왜 참았던지..
제법 굵은 빗방울들이 내려칩니다.
비에 젖은,흙탕물에 뒹굴은 , 다리는 풀려가는,생쥐꼴이 되어 베이스캠프에 다달으니
아,. 우리의 자애하신 총무님께서 잠도 자지않코 라면과 쇠주를 마싯게 준비하셨읍니다.
산행이 끝난 새벽,. 해발 일천이백미터의 오두막에서 먹는 라면과 소주의 만남은 참으로 일품이었읍니다.
초행의 산길을 챙겨주시고 함께해주신 동료들이 고맙고 정겨워졌읍니다.
한마다로 x팔x팔 산의 무박산행은 참 좋았읍니다.

댓글목록

오리온님의 댓글

오리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이 주는 느낌은 같은 듯 다른 느낌으로 전해지나 봅니다.

고단스러웠던 산행을 맛깔나게 버무려주셨네요

nangisuk님의 댓글

nangisu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햐~이렇게 산행후기를 책으로 쓰시는분이 ㅋㅋㅋ 정말~반갑습니다.승주님.
2탄,3탄 계속 좀 해주십시요.평소 말씀도 잘 안하시더니^^
즐거웠다니 무엇보다 고맙습니다.


sunny0394님의 댓글

sunny0394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행기 잼납니다^^함께한 짧은산행(긴동거)차에서 보낸시간 더 많았기에....,즐거웠고,승주님과 기사분께 감사의 인사를 지면을 빌어 다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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