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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단체 | [문인협회] 『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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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다까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0-25 06:22 조회1,44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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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도끼로 내 삶을 깨워라』

- 문정희 시인의 족자카르타 특별강연 -

: 김주명(시인, 롬복거주

 

아주 특별한 문학 강연회가 지난 11일과 13일, 자카르타 한국문화원과 족자카르타 한인회에서 열렸다. 다름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인 문정희시인 초청 감성,토크 문학 강연회였다. 자카르타 한국문화원에서는 EBS교육방송 아나운서 출신인 양수려씨가 사회를 맡아 문학의 감동과 깊이를 전해주었다. 족자카르타에서는 김은숙작가의 사회로 시작되었고, 서미숙 문인협회회장이 문정희시인의 약력을 소개 하였다. 

문정희 시인은 당일 오전 족자카르타 국립대학에서 강연한 열기를 품은 채로 그날의 특별한 강의는 족자카르타 전역에 스며들었다. 4년 전, 자카르타 우땅가 비엔날레에 초대 된 적이 있던 문정희시인은 그때 당신의 시 ‘물을 만드는 여자’가 소개 되었으며, 그때의 인연으로 오늘 다시 족자카르타 국립대학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 세계 4대시인 포럼에 초대된 것이 아닌가를 반문하였다. 

세계 4대시인 포럼은 유럽에서 2명, 한국, 인도네시아에서 각 1명씩 참여하여 “문학과 지구‘란 주제를 놓고 4일 연속 세미나를 가졌다. 먼저, 문정희시인은 그 강연회의 열기와 환호를 전하며, 시 「흙」을 낭송하였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은 것을 본 일이 있다

  또한 그의 가슴에 한 줌의 씨앗을 뿌리면

  잘 되어 한 가마의 곡식이 돌아오는 것도 보았다

  흙의 일이므로

  농부는 그것을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겸허하게 농사라고 불렀다

                           詩 「흙」 에서

 

 문정희 시인(47년, 전남 보성 출생)은 국내외 널리 알려진 한국의 대표여류시인이다. 국내의 유수한 문학상을 모두 수상하였으며, 인도네시아어로 번역된 그녀의 시집 ‘Perempuan yang Membuat Air’ (물을 만드는 여자)를 포함하여 전 세계 11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읽혀지고 있다.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인에게도 가슴 깊이 남겨진 상이 있다며 2010년 스웨덴의 〈시카다 상〉을 전해 주었다.

 “인류는 전쟁을 통해 원자폭탄이란 무시무시한 괴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원자폭탄은 히로시마와 나가사끼, 두 도시를 폐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아무것도 살 수 없었습니다. 이 폐허의 한 숨 위로 어디선가 가녀린 매미소리가 울려옵니다. 분명히 살아 있는 매미의 울음 소리였습니다. 아! 살 수 있다. 여기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 생명의 징후가 매미 소리를 타고 울려 퍼졌습니다. 이를 소개한 스웨덴 시인을 기념하기 위해여 재정된 상이 바로 〈시카다 상〉입니다. 저는 제가 이 상을 수상하였다는 사실이, 저의 시가 생명의 징후와도 같다는 느낌으로 늘 가슴 속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오후 다섯 시가 막 넘어 시작한 강연회 장은 어느새 사람들로 꽉 들어찼다. 

준비한 100여석의 자리 빼곡히 족자카르타의 한인들과 가족, 한국어를 배우는 인도네시아 대학의 학생들로 적도의 뜨거움만큼이나 강연장의 열기는 후끈했다. 

특히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의 집중력에 문정희 시인도 빨려들 무렵, 돌연 시인은 질문을 던진다. 

 “인도네시아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어떤 시가 실려 있나요?”

 한국어를 전공하는 인도네시아 여학생이 답을 했다. 전쟁으로 인해 어머니, 아버지를 모두 잃은 아이의 슬픔을 노래한 시가 실려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어로 완전하게 소통하지 못하는 탓에 시인도, 학생도 안타까움이 컸다. 그러면서도 한국어과 학생들에게 보다 집중하는 시인의 모습에서 언어가 가지는 소통의 본질을 읽어 낼 수가 있었다. 참가 학생 중 Kirana Indra Salam(UGM3)양의 뜻밖의 질문에 모두 놀랐는데,

 

 “선생님! 어떻게 하면 시를 잘 쓸 수 있나요?”

 “Just write!"(그냥 무조건 쓰라).” 

 

 현명한 물음에 우둔한 대답이라고 문정희 시인이 너스레를 떨자, 한 순간 딱딱하게만 느껴진 문학 강연회장이 한바탕 웃음으로, 문학이, 선생의 시가 더욱 살갑게 다가왔다. 강연의 마지막 무렵, 박병엽 족자카르타 한인회장의 질문이 이어졌다.

“문정희 시인께서는 어떨 때, 시인으로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십니까?”

 “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해요.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에서 인도네시아 학생들과 우리 동포들과 함께 저의 시를 놓고 이야기하는 이 순간이 정말 행복합니다. 그렇지만 딱 시기를 집어내라면, 지금부터 6년 전이지 싶어요. 대체 시가 무엇인가로 고민을 하던 밤, 문득 시를 한 편 썼어요. 그 한 편을 쓰고 난 뒤, 욕실 거울을 통해 바라보는 저의 자화상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 전날 밤 쓴 시를 다시 들여다보면, 그것만큼 부끄러운 것이 없지요.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정 행복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대문호의 표현이라고 믿기지 않는 진솔한 대목에서 울컥 해 진다. 하룻밤 새, 행복과 행복하지 않음을 모두 겪고서도 행복하다고 한다. 문학은 정상이 없다. 문학은 끝없는 실패를 위해 살아가는 삶의 긴 여정이라고 일갈한 문정희시인의 향기가 족자카르타 북쪽 하늘에 맥놀이로 진하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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