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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 | 한인회 한*인니 문화연구원 300회 특집 문화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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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니문화연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6-10-02 18:06 조회1,8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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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한*인니 문화연구원 300회 특집 문화탐방 - 축제의 날

-찌르본(Cirebon)과 꾸닝안(Kuningan)에서

 

홍 재환 (KOICA 공공행정전문가)

   

참 오래 기다렸다. 어렸을 적 소풍보다, 아니 수학여행보다도 더 설레었다. 이러한 외박을 포함한 단체 여행은 정말로 수십 년만의 일이었다. 더구나 우리는 축제에 참석을 한다. 찌르본의 바틱, 왕궁과 왕과 함께 하는 전통 극, 그리고 꾸닝안 찌구구르(Cigugur)의 추수 축제(Seren Festival)를 탐방하는 한*인니문화연구원의 기획은 자못 꽉 짜여 있었다.

 

설레느라 잠을 설쳐서인지 막상 당일 늦잠을 자서 탐방 처음부터 일행에게 죄스러움을 금할 수 없어 원장님의 탐방기 작성 제의에 속죄하는 심정으로 못 쓰는 글이지만 쓰기로 했다. 잠시 기운을 차려 탐방에 참여하는 면면을 보니 인도네시아에 발을 디딘지 1년이 채 안 되는 사람부터 이미 30년이 지난 사람까지 매우 다양한, 그러나 아쉽게도 부부 동반이나 엄마 따라 온 사내아이를 빼고는 대부분 여성이어서 숙소는 혼자 사용해야 했다.

 

다행히도 당초 출발 예정 시간보다 약간 늦게 출발한 버스는 예정대로 약 3시간 만에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항구도시 찌르본에 도착했다. 첫 탐방지인 뜨루스미(Trusmi) 바틱 마을에서 우리 일행은 황홀한 색깔과 디자인의 바틱세계에 마음껏 빠져들어, 나중에 버스에 다시 집결하는데 늦게 오는 회원을 찾기에 바빴다. 바틱은 사람을 매료하는 것 같다. 바틱을 보자마자 단지 저렴해 보인다는 것 외에도, 이것은 남편, 저것은 아내, 또 다른 것은 집안, 그 옆의 것은 아이들, 그리고 다른 것은 친구나 이웃들을 연이어 생각나게 한다. 바틱뚤리스는 비싸기는 하지만 작품이었다. 모두들 그냥 두면 하루 종일이라도 구경할 것 같았다. 고르고 대보고 또 고르고 비쳐보고... 오랜 시간이 걸려서 완성되는 바틱. 시간의 축제 같았다.

 

점심을 서둘러 마친 후 베짝(Becak)을 타고 방문한 세 곳의 왕궁은 Keraton Kanoman, Keraton Kasepuhan, Keraton Kacirebonan이었다. 찌르본은 족자카르타와 솔로보다 약 3세기 더 오래된 15세기에 힌두궁전이 세워진 왕궁도시이다. 족자카르타의 왕궁보다는 규모면이나 관리 면에서 못하지만, 16세기에 세워진 두 개의 중요한 이슬람 왕궁, 까세푸한(Kasepuhan)과 까노만(Kanoman)은 산호로 장식된 정원과 전시물들, 그리고 아직 남은 흔적들은 옛날의 위엄과 화려했던 그들 삶의 모습을 그려보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처음 방문한 까노만 왕궁은 16세기 말, 나중에 방문한 까세푸한 왕궁은 1529년에 각각 중국 영향을 받은 자바양식으로 건축되었다. 찌르본 왕국은 힌두, 이슬람, 중국문화가 뒤섞이고,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여 조화를 이루어 낸 왕국으로, 현대 인도네시아의 다양성과 조화의 기초이기도 하다. 까세푸한 왕궁의 안내하시는 분은 연세가 들었는데도 열심히 이곳저곳을 설명해 주시는 열정과 지식에 탐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왕궁은 까찌르보난으로 가장 최근 1808년에 식민지 시대 유럽풍으로 건축되었다. 이곳에서 왕궁의 한 후예의 특별 초대로 경내에서 신트렌(SINTREN)이란 전통공연 관람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왕과 함께해서인지 우리도 귀족이 되어 왕궁 축제에 초대받은 것 같았고, 몇 세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신트렌(혹은 라이스(Lais))은 인드라마유, 찌르본, 마자렝카 등 인도네시아 중부 및 서부 자바지역에 잘 알려진 전통 민속춤 공연으로, 술라시(Sulasih)와 라덴 술란도노(Raden Sulandono)의 사랑이야기에 기초하고 있다. 신트렌은 근딩(gending)이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며, 많은 전통 공연이 그렇듯 마술적이고 신비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더위와 장거리 이동에 피곤한 심신을 멋진 호텔 Desa Alamanis에서 달래고, 둘째 날은 꾸닝안 찌구구르(Cigugur)마을의 세렌(Seren Taun)축제현장으로 아침 일찍 달려갔다. 세렌축제는 벼농사 추수를 감사하는 전통적인 순다 축제로 서부자바의 여러 마을에서 아직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침 전통공연은 이미 마치고 식순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일행은 식장 주변에서 옛날 우리 시골에서 추석에 많이 볼 수 있던 비슷한 광경을 목격하며 잠시 감회에 젖기도 하였다. 이삭이 잘 영근 볏단들을 여기저기 쌓아놓고 나무 막대기로 벼를 빻을 준비를 하고 있었고, 많은 음식과 과일들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먹음직스럽게 널려있었다. 씽콩으로 만든 떡과 같은 음식은 우리의 인절미에 못지않았고, 약간 설익은 바나나는 양껏 먹을 수 있었다. 식후에 진행된 볏단 빻기 작업(penumbukan padi)은 행사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돌아가며 참여하는 것으로 그 모습이 흥겨우면서도 진지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하기야 주식인 벼(쌀)만큼 중요한 것이 또 어디 있으랴. 버스 안에서 설명 들었던 벼의 여신 데위 쓰리에게 경의를 표하며 나도 절구를 들었다. 곳곳에서 Janur와 Nasi Tumpeng이 축제의 열기를 더해주었다.

 

점심 후 향한 곳은 꾸닝안의 Ciremai 산 기숡에 있는 Taman Purbakala Cipari 유적지 박물관이었는데, 1970년대 초 인도네시아 처음으로 선사시대 유물들이 뒤늦게 우연히 발견된 곳이다. 석관이 있는 곳에 몇 번이나 발걸음이 갔다. 버스에서 읽어주던 시처럼 흙빛 신부가 빛으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1946년 11월 10일-13일 네덜란드 정부가 자바, 수마트라, 마두라에 대한 인도네시아 공화국 주권을 인정한 링가자띠(Linggarjati) 협약을 한 박물관도 탐방하였다.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당시의 독립에 대한 갈망의 시간이 그대로 숨도 쉬지 않고 있는 것 같았다. 독립의 열기나 흙 신부의 혼인도 모두 축제 같았다.

 

시간에 쫓기며 곧이어 찌르본의 Sunyaragi 마을에 있는 Gua Sunyaragi로 향했는데, 이곳은 산호를 달걀로 접착하여 만든, 사원처럼 생긴 건물들이 마치 동굴 형상처럼 널려있었다. 그래서 이곳은 Taman Sari Sunyaragi 혹은 원래 운하로 둘러싸여 있었다하여 Sunyaragi Water Park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마치 어린이 놀이동산 같은 느낌이다. Sunyaragi 란 뜻은 산스크리트어로 Sunya=Sepi(조용한, 고독한)와 Ragi=Raga(몸)의 합성어로 본래 건축 목적이 휴식과 명상의 장소로 사용하기 위함에 있었던 것이다. 이곳은 이슬람 지도자이자 왕이었던 수난 구능 자띠(Sunan Gunung Jati)의 증손자인 까라랑엔(Kararangen)왕자에 의해 1703년에 지어졌으며 주로 찌르본의 왕과 그의 가족, 그리고 궁전 군인들이 사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 산호 성으로 떨어지는 은은한 물소리를 들으며 명상을 하면서 그들은 신화가 되었다. 우리들은 축제에 초대받은 사람들처럼 즐기며 상상의 나래를 펴며 이곳저곳에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

 

돌아올 시간이 다 되어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일행 각자의 소감들을 다 같이 나누었는데 모두들 매우 좋았다는 결론에 일치하였다. 물론 호텔이 가장 좋았다는 분들도 있었고, 까노만 왕궁의 왕의 모습에서 몰락한 왕가의 비애에 대해 우리는 아파하기도 했다. 그들은 장엄한 그 땅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모르던 인도네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여럿이 함께 직접 체험하고 느끼고 배운 것 등이 좋아 다음에 꼭 다시 이러한 탐방을 함께 하자고 다짐하며 돌아왔다. 참가하신 모든 분들이 이러한 탐방의 필요성을 잘 알면서도, 이곳에서 오래 생활하면서도 선뜻 개인적으로는 나서지 못한다. 이렇게 알찬 탐방을 기획하신 한*인니문화연구원의 커다란 노력과 수고 때문에 우리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모두 공감을 하였다. 여러 지역의 다양한 장소와 축제, 공연, 왕손과의 만남 등을 시간에 맞게 잘 탐방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과 사전에 긴밀한 연락과 당부, 확인과 일정관리를 철저히 잘 해주신 덕분에 탐방 전 일정이 축제가 되었다고 믿는다. 

 

돌아오는 길, 어두워진 하늘에 찌르본의 대표적인 바틱 메가먼둥(구름무늬)이 자누르(Janur)처럼 높게 걸려 있었다.

 

 

참고: 사공경의 잘란잘란 인도네시아 찌르본

https://id.wikipedia.org/wiki/Sintr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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