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tuguhotels.com/malang/ 참고

지난 4월 10일에서 12일, 수라바야를 거쳐 말랑까지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녀왔다. 수라바야는 우리나라로 치면 부산같은 제2도시이고, 말랑은 수라바야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 가는 곳인데, 이곳은 산이 있는 batu라는 지역과 인접하여 일종의 피서지겸 휴양지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자카르타에 사는 내가 발리나 다른 휴양지가 아닌 말랑으로 여행지를 정한 이유는 바로 이 tugu malang hotel에서 숙박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tugu hotel체인은 발리, 롬복, 블리타, 그리고 말랑에 호텔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이 말랑에 있는 호텔이 역사도 깊고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더불어 이 호텔체인은 여러 개의 식당을 운영하고 있어서 호텔식사의 수준도 높다.

처음 가본 도시 말랑은, 여태까지 가본 인도네시아의 여러 도시 중에 가장 깨끗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화란 식민지 시대에 만들어진 계획도시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곳곳에 식민지풍의 오래된 건물들이 아직도 깨끗하게 보존되어 있었고, 도시전체의 느낌이 상당히 고풍스럽고 고즈녁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오래된 대형 카톨릭 성당도 여럿 있었고,  유명한 교육도시답게 대학이 상당히 많아서 도시 분위기가 더욱 더 풍요롭게 느껴졌다.

우리가 예약한 방은  Zamrud of east java라는 특실이었는데, 일단 유명관광지가 아니라서 고급룸이 가격이 아주 비싸지 않은 편이었다. 특이한 것은 조식이 아닌 afternoon tea가 포함되어 있고, 10분간의 간단한 맛사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공식가격은 195불 ++지만 우리같은 경우 외국인 단기체류증이 있어서, 미화 110불 정도의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호텔은 도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었는데, 바로 옆이 시청같아 보이는 관공서가 있었다. 호텔이 생각보다 로비도 작고, 규모가 작아서 좀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그건 나중에 미로같이 펼쳐지는 이 호텔의 구조에 대해 모르고 한 소리다.

입구에서부터 친절히 맞이해준 직원들은 우리의 예약사실과 이름 및 인적사항에 대해 이미 숙지하고 있었고,  안내되어진 방 침대 위엔 위와 같은 환영엽서가 놓여있었다.  이 호텔의 특징은 똑같은 구조와 분위기의 방이 거의 없다는 것인데, 같은 타입과 등급의 방도 각각 다 다른 개성과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것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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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은 방에서 가장 특이한 것이 바로 이 욕실이다. 이 욕실사진은 웹사이트에도 없어서 올려본다.

가만보면 욕조가 오렌지 같이 생겼다. 크기가 커서 4인가족도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

화장실은 욕실 왼편에 작은 개수대와 변기가 독립공간으로 분리있어서 편리했다.

생각보다 크진 않았지만, 객실 전체가 오래된 앤틱물건과 가구로 장식되어 있고, 정성스럽게 환영과일과 꽃이 준비되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청소상태 및 서비스가 아주 특별했다.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알 수 있지만, TUGU HOTEL체인은 독특한 개성이 있다.

그것은 이 호텔체인의 여러개의 레스토랑이나 바, 다른 지역호텔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스타일로, 차이니즈 오리엔탈 앤틱과 인도네시아 자바문화, 그리고 서양적인 감성이 묘하게 어우러진 신비하고 독특한 분위기이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 뚜구호텔체인은 인도네시아를 찾는 서양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고, 여러 인테리어 책자나 호텔소개 책자에도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뚜구 말랑호텔 역시 화란시대 건물구조를 그대로 살려, 기존의 일반 호텔과는 사뭇 다른 구조를 하고 있다. 일단 탁 트인 넓은 공간이 없고, 전체가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어 이채롭다. 호텔과 2개의 식당, 골동품 가게, 바, 기념품 가게, 그리고 커피숖 및 매점형식의 가게가 서로서로 다 연결되어 있는데, 호텔에서도 복도와 정원을 지나 식당에 갈 수 있고, 각 식당은 호텔 밖의 대로변에도 각각 입구가 따로 있다. 정원에서 2층 객실로 연결되는 계단이 있는가 하면 바로도 갈 수있고, 골동품 가게로도 갈 수 있으며, 또 하나의 식당까지 박물관처럼 꾸며진 회랑을 지나고 정원을 지나 갈 수 있는 묘하고도 재미있는 구조이다. 우리는 이틀 내내 아이의 손을 잡고 온 호텔을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재미삼아 일부러 다니던 길로는 가지 않고 각각 다른 방법으로 가보곤 했다.

하지만 이 호텔에서 가장 멋진 곳은 단연코 이곳일 것이다.

사진상태가 좋진 않지만, 이 길의 이름은 Endless Love Avenue이다. 복도가 끝나는 맞은편 벽엔 클림트의 [KISS]가 걸려있다.  호텔에서 Lamore fou라고 하는 이태리 식당으로 가는 길에 있는 회랑인데, 이곳은 정말 낮보다는 밤에 와야 제격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길을 걸으면, 정말 영원한 사랑을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환상을 주는 곳. 

이태리 식당 역시 분위기와 구조가 범상치 않았는데, 일단 넓은 공간한쪽에 버섯지붕같이 생긴 식사공간이 있고, 한쪽은 높은 무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정원과 화장실로 이루어져있다. 가든파티 같은 행사를 하면 썩 어울릴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음식도 훌륭한 편이었는데, 재밌는 건 이 식당의 추천메뉴인 핏자를 시키면 하트 모양으로 구워져 나온다.

예약을 했더니 역시 이름을 적은 나뭇잎과 로맨틱하게 장식한 테이블로 안내해준다.

식당 맞은 편의 무대. 저녁 8시부터 라이브 공연을 한다.

두개의 식당에서 각각 저녁마다 라이브 공연을 하는데, 이태리 식당에선 재즈풍의 밴드가, melati라고 하는 식당에서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에 맞춰 노래를 하고 있었다. 연주와 노래실력도 아주 뛰어나서, 맛있는 식사와 함께 밤의 호텔 분위기를 더욱 더 낭만적으로 만들어준다.

이 호텔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다. 간단한 기념품과 음료수 등을 샀다. 커피도 팔고, 아이스크림 및 스낵, 베이커리에서 만든 빵도 판매하는 warung이다.

afternoon tea에서는 자바식으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각종 디저트와 차,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모양이나 색이 생소하지만, 먹어보면 우리나라 떡과 비슷한 것들도 있고, 찹쌀과 바나나, 타피오카 등을 재료로 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제법 맛이 있다.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혹 나중에 이 호텔에 숙박하게 되면 필히 SPA를 경험해 보시길 권한다.

스파로 가는 긴 오렌지 빛 복도도 인상적이지만, 아담한 사이즈와 매력적인 분위기의 스파에서 맛사지를 받는 기분역시 괜찮았다. 마침 바깥에 비가 와서 한층 더 아늑한 느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규모가 작아서 필히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맛보기 서비스 맛사지 10분을 하면서 구경해보는 것도 좋겠다.

결국 이틀간의 행복의 댓가로 호텔 숙박비와 맞먹는 식비 및 스파비용을 지불하고 나왔지만, 혹시 누군가 다시 이곳을 찾고 싶냐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더불어 다음에 롬복에 가게 되면 뚜구 롬복 호텔에서 숙박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일 호텔에 와 볼 기회가 없다면, 자카르타에 있는 여러개의 뚜구호텔체인 식당 중 하나를 경험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어떤 사람은 귀신 나올 것 같은 분위기라고 싫어하기도 하지만,  수많은 골동품과 함께 자바음식을 맛보면서 신비한 분위기에 매료되어 보는 것도 충분히 매력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