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은 정을 모은다 / 정봉균

별은 모여 은하수가 되고

꽃과 꽃은 모여 꽃밭을 이루듯이

정도 다 그런 것 아니것소

마주하여 모우고 싶은 곳

결코 낮지않은 그물망 너머로

고약한 우정 서브를 보냅니다

우리서로 반대의 끝에 섰지만

불길처럼 타오르는 승부를 참아

바람 같은 랠리도 회오리 같은 스라이스도

폼나게 받아 보이소

오고 가는 게임 속에

공중 잽이 띄워보는 로브의 얄미운 사랑도

경쾌한 스매싱으로 웃어 보면

그대같이 고운발리

룰 속에 모아지는 아름다운 점수처럼

인생도 그렇게

가꾸어 모아모아 가는 것 아니것소

뒤풀이도 하면서.

                    ( 정봉균 시집, '산같이 호수같이' 제2부 58페이지 테니스장은 정을 모은다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