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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의 쾌거와 한국 테니스의 비애 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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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1-14 10:35 조회1,5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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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21·한체대·삼성증권후원)이 지난 12일(한국시간)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정상에 올랐다. 이형택 이후 14년 10개월만의 우승,한국 테니스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가 우승 트로피를 따낸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스는 대회 명칭 그대로 ATP 투어 차세대 주자의 등용문이었던 만큼 의미가 더했다. 남자 테니스는 백인과 유럽세의 전유물이나 다름없어 아시아 스포츠의 입장에선 ‘유리천장’이나 진배없다. 그 견고한 ‘유리천장’을 21살의 청년 정현이 당당히 깨뜨린 것이다. ‘작은 거인’이 쓴 ‘큰 역사’에 다름 아니다.

세상은 늘 그렇듯 걸출한 영웅이 혼자 만들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정한 역사는 디테일에서 찾을 수 있다. 대중들이 잘 모르는 숨어 있는 곳에서 결정적 동력을 얻어 대미를 장식하는 게 바로 역사다. 정현의 쾌거에도 간과할 수 없는 숨은 퍼즐이 있다. 정현이 고비마다 장애물을 뛰어넘고 좌절의 순간 오히려 한 발짝 전진할 수 있었던 데는 이 분의 공을 빼놓고서는 도무지 설명할 길이 없다. 한국 테니스의 패러다임을 바꾼 선구자인 주원홍 전 대한테니스협회장이다.

앞선 지도자들이 현실에 안주하며 고작 아시안게임을 가장 큰 목표로 내세우고 있을 때 그는 눈을 돌려 세계를 내다봤다.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삼성을 설득해 글로벌무대를 노크하는 투어대회 팀을 꾸린 사령탑이 바로 주 회장이다. 여자선수 박성희, 조윤정 등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고 마침내 남자선수 이형택까지 키워내며 세상의 비아냥을 찬사로 바꿔놓았다. 1992~2009년 삼성증권 사령탑 시절, 한국 테니스의 글로벌화를 몸소 실천한 그는 2013~2016년 대한테니스협회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 체육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기업인도 아닌 그가 연간 5억원의 사비를 쾌척하는 ‘통 큰 씀씀이’로 체계적인 주니어테니스 육성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에 다른 종목 관계자들은 부러운 시선을 보내기에 바빴다. 

정현은 자신의 테니스 인생에서 가장 힘들 때, 주 회장의 따스한 손길을 받으며 일어섰다. 2012년 물설고 낯선 미국의 닉 볼리티에리 테니스아카데미에서 몸과 마음이 지쳐 귀국한 정현에게 구원의 손이 돼준 것도 바로 주 회장었다. 정현은 주 회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삼성에 든든한 둥지를 틀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돌이켜보면 ‘신의 한 수’로 여겨지는 지난해 4개월간의 투어 잠정 중단 결정도 주 회장의 조언이 단단히 한몫했다. 2015년 세계랭킹 51위까지 치솟으며 승승장구하던 정현은 2016년 100위 이내 선수가 출전하는 투어대회에 본격 참가하면서 146위까지 떨어지는 추락을 맛봤다. 풍부한 지도경험과 통찰력을 지닌 주 회장은 당시 몸의 밸런스를 잃고 메커니즘에 심각한 파열음을 낸 정현에게 투어대회 출전 중단을 조언했고, 정현도 이를 받아들여 결과적으로 성공의 씨를 뿌렸다. 

정현의 쾌거에 빼놓을 수 없는 주 회장의 공로를 불현듯 끄집어내는 이유는 그가 처한 궁벽한 현실이 너무나도 안쓰럽기 때문이다. 주 회장은 지난 정권에서 갖은 박해를 당했다. 연간 5억원을 출연하는 경기인 출신 수장으로 제 역할을 다했지만 진보성향의 정치스펙트럼이 밉보여 회장 선거에서 낙마했다. 그의 낙마가 정부의 적절치 않은 선거개입 탓이라는 건 알 만한 체육인들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체육개혁에 대한 뚜렷한 철학, 그리고 출연금을 낼 수 있는 존경받는 경기인이 테니스협회를 떠나 있는 건 슬픈 일이다. 현 협회장은 삼성이 지원한 주니어 선수 육성기금을 다른 목적으로 전용한 것은 물론 대한체육회의 특정감사 결과 인사규정을 위반하며 친척에게 봉급을 주는 상식 밖의 행정으로 체육계의 눈총을 사고 있다. 정현의 쾌거에 가려져 있던 주 회장의 비애는 한국 테니스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驅逐)하는 건 뭔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테니스계 전체가 진정한 참회를 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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