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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공이나 주워라? ‘빌리 진 킹:세기의 대결’, 테니스경기장에서 남녀평등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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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돌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10-28 11:29 조회2,2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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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미국에서 열린 한 테니스 대결은 마침내 시대를 바꾼다. 남녀평등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때였다.  ‘세기의 성 대결’이라고 불린 테니스 여제 빌리 진 킹과 전 남자 윔블던 챔피언 바비 릭스의 시합이 열렸다.

 /사진=영화 '빌리 진 킹:세기의 대결' 메인 포스터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이하 ‘빌리 진 킹’)은 1969년 루이 암스트롱의 달 착륙 이후 사상 최고의 시청률 및 북미 지역 테니스 경기 최다 관중(3만472명) 기록을 보유한 빌리 진 킹과 바비 릭스의 경기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일명 ‘성 대결’로 유명한 이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를 넘어서 성평등의 시작을 알렸다.

영화에서 빌리 진 킹은  ‘라라랜드’로 인기를 모은 엠마 스톤이 맡았다. 바비 릭스는 ‘브루스 올마이티’ ‘에반 올마이티’ 등 코믹 연기의 대가로 불리는 배우 스티븐 카렐이 맡았다. 두 배우는 실제 인물들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다. 헤어스타일부터 의상, 경기 당시 신었던 신발까지 완벽에 가깝게 재현했다. 외모부터 연기력까지 갖춘 두 배우의 통통 튀는 연기 호흡은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1973년 당시 대결을 현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실제 1970년대에 사용했던 빈티지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마치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 듯한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성은 테니스공이나 줍는 존재"로 폄하하던 시대, 테니스 협회가 여자 선수들에게 남자들에 비해 턱없이 적은 상금을 주기로 결정하자 빌리 진 킹은 여자들만의 대회를 만든다. 협회와 사회는 "남자 경기가 훨씬 흥미진진하니 상금 차별은 당연하다"고 몰아붙인다. 바비 릭스는 이 분위기에 올라타 "여자가 열등하지 않다는 걸 증명하라"며 도발하고, 미디어는 "돼지 같은 남성 우월주의자와 겨드랑이털 안 깎는 페미니스트의 대결"이라며 흥분했다. 9000만명이 생중계를 지켜본 이 경기까지, 여성 억압적 사회 분위기와 동성애자로 눈 떠가는 킹의 심리 변화를 맞물려가며 녹여낸 이야기 구조가 매력적이다.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와의 남녀 테니스 대결을 수락하는 장면.
여주인공‘빌리 진 킹’역의 에마 스톤(왼쪽)은‘어메이징 스파이더맨’시리즈와‘라라랜드’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이번 영화에서는 1970년대 복고풍 머리 모양과 안경을 통해 여자 테니스 챔피언 역으로 거듭났다. 사진은 ‘바비 릭스’(스티브 카렐)와의 남녀 테니스 대결을 수락하는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킹이 시작한 여자 테니스 대회는 후일 미국 여자테니스협회(WTA)가 됐고, 지금 여자 선수들은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남자와 똑같은 상금을 받는다. 킹은 여성 운동선수 최초로 미 대통령 자유 메달도 받았다.

선한 의도가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아니다. 영화 '빌리 진 킹: 세기의 대결'도 선한 의도와 결과가 부합하지 않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남녀 테니스 선수들의 성(性) 대결을 통해 양성평등을 일깨우려는 취지는 훌륭하나, 남녀평등이라는 대의(大義)와 동성애적 색채가 어우러지지 못한 채 초점이 맞지 않는 안경을 쓴 듯 흐릿하게 분산되고 만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 영화일까, 성적 소수자를 위한 영화일까?
 
여권 신장을 위해 남녀 테니스 대결을 수락한 '빌리 진 킹'(에마 스톤)이 일종의 자기모순에 빠져 있다는 점도 극적 긴장감을 떨어뜨린다.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편이든, 여자 친구든 멀리하고 오로지 승부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처지. 청교도적인 금욕과 승부사적 자세가 동성애적 색채와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를 정성스럽게 보살핀 남편이나 새 연인이 된 미용사 '마릴린'(안드레아 라이즈버러) 모두 극적 절정에 해당하는 테니스 대결이 다가올수록 주변 인물로 밀려나는 역설에 빠진다.
 
 

이 성 대결은 마치 오락쇼처럼 재미와 호기심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뭉클함을 선사한다. 한 여자 테니스 선수가 엄청난 중압감과 부담감을 이겨내고 마침내 여성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때문이다. 승패가 판가름나는 오락의 성격을 띤 스포츠 경기장이 사회적 이슈를 만든 장소가 된 것은 지금 우리에게도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든다. 

영화는 테니스를 배경으로 하지만 테니스를 잘 알지 못해도 충분한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남녀평등과 1970년대 당시 미국 사회의 분위기,  성 대결을 통해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인식을 담아냈다. 재미와 감동을 오가는 스토리라인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테니스 선수로서의 빌리 진 킹과 그 이면에 있는 삶도 다룬다. 결혼생활과 그의 성 정체성 등 말이다. 이 역시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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