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윔블던 효과'란 말이 있습니다. 영국 금융기관의 소유주가 영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현상을 뜻한답니다. 이 말은 윔블던 테니스대회에서 유래했습니다. 윔블던을 주최하는 곳은 영국이지만 정작 영국 선수는 우승하지 못하고 외국 선수들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것을 빗댄 말이랍니다.
 영국 테니스 선수 가운데 상위 100명 이내에 드는 남자선수는 앤디 머레이(4위)뿐입니다. 여자는 두 명(엘레나 발타차,로라 롭슨)입니다. 영국의 테니스팬들은 속이 뒤집힐 일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윔블던대회를 치르면서 얻는 이익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입니다. 윔블던대회의 '현금 창출' 효과는 4억7600만파운드(8194억원)로 추산됩니다. 주최 측인 '올 잉글랜드 클럽(All England Club)'은 연간 5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남깁니다.

◆'신비주의 마케팅'으로 수입 극대화

골프대회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마스터스는 비밀스런 마케팅으로 유명합니다. 마스터스는 관람객이 평생 정해져 있고 골프장 내 상업 광고를 일절 하지 않습니다. 돈을 포기한 듯한 '신비주의 마케팅'은 오히려 막대한 수익으로 되돌아옵니다.
 윔블던도 마스터스 못지않게 권위적이고 독특한 마케팅을 펼칩니다. 선수들은 무조건 흰옷만 입고 뛰어야 합니다. 코트 주변에 광고를 허용하지 않는 유일한 메이저대회입니다. 윔블던은 벌이들이는 수입도 '이익(profit)'이라고 부르지 않고 '잉여(surplus)'라고 표현합니다.
 윔블던 주관 방송사인 BBC에 따르면 윔블던은 지난해 3100만파운드(534억원)의 이익을 냈습니다. 지난 4~5년간 평균 2500만~3000만파운드(430억~516억원)의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주된 수입은 TV 중계권료
 최대 수입은 역시 TV 중계권료입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여기서 나옵니다. 윔블던은 전 세계 187개국에서 6억명이 시청합니다. 최대 시장인 미국의 NBC는 연간 1300만달러(139억원)를 지불해왔습니다. 최근 FOX TV가 관심을 표명하며 경쟁에 뛰어들어 중계권료 폭등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최근에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중국 리나의 열풍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돈맥'이 터졌습니다.

◆13개 공식 후원사 돈도 짭짤

윔블던은 코트 주변에 상업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13개 분야에서 공식 후원 기업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공식 볼 공급업체인 슬레진저는 1902년부터 109년째 후원해 오고 있습니다. 영국 청량음료 제조업체인 로빈슨은 76년째 후원하고 있습니다. 1935년 출시한 '로빈슨 보리 음료'는 윔블던과 동의어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롤렉스 시계는 1978년부터 인연을 맺어왔고 렌터카 회사인 허츠는 1995년부터 대회 공식 수송차량이 됐으며 지난해 5년 계약을 연장해 20년간 후원사가 됐습니다.
 소니는 올해부터 공식 3D 중계사로 정해졌습니다. 소니는 남자 단식 4강전과 결승전,여자 단식 결승전을 3D로 전 세계 수백개 지정 영화관에서 상영할 예정입니다. 이외에 랄프 로렌,HSBC,에비앙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있습니다.
 후원 금액은 공개되지 않지만 추정할 수는 있습니다. 1990년부터 윔블던대회를 후원해온 IBM은 4대 메이저 테니스대회를 후원하고 있는데 1990년부터 US오픈과 4년 계약을 연장할 때마다 지불한 금액이 1500만~1800만달러였습니다. 연간 평균 400만달러 정도 낸 셈입니다. 13개 기업을 합치면 총 5200만달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