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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구원 | 제6회 인터넷공모전 학생 수상작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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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인니문화연구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9-01 16:19 조회4,1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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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한인니문화연구원 제6인도네시아 이야기인터넷 문학상

대상 주인니한국대사상         


JONO 아저씨

                                                         


-바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JIKS 10학년 강동헌


매주 토요일 오후. 작고 가녀린 제 어머니. 임꺽정 부럽지 않은 힘센 장사로 변신합니다. 100여 가구에게 나눠줄 쌀을 나를 때면, 햇살에 반짝이는 땀방울이 아침 이슬보다 영롱하게 빛납니다. 어머니는 10년째 Tangerang Rumah Sakit Sitanala라는 한센병 가족들에게 쌀을 나눠주시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가끔 함께 동행할 것을 제안하시곤 했지만, 어머니는 한번도 제게 이 일을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일이 누군가 억지로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이 이끌어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시기 때문입니다. 한센병. 흔히 문둥병이라 불리는 무서운 천형. 그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곁에서 지켜보고, 그들과 섞여 말을 나누고, 눈을 맞추고 악수를 하고 포옹도 해야 하는 상황을 아들인 제가 온전히 받아드릴 순간을 기다려주신 겁니다. 저는 비가 많이 쏟아지던 어느 날 밤, 구걸을 하는 소녀를 차 안에서 마주한 일이 있습니다


비를 맞으며 추위에 떨며 조막손을 내밀던 소녀의 눈을 바라보며, 심장이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차 안의 나와 빗속의 소녀. 빗속 어둠으로 사라지는 소녀를 한참 바라보며, 언제가 어머니께서천사는 여러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단다. 우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그 천사를 찾기만 하면 되는 거야.”라고 했던 말씀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 후로 저는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4년간 한센병 가족들과 소소한 많은 추억들을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나환자 촌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손가락이나 발가락, 심지여 팔, 다리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간혹 쌀을 나눠주다 보면 얼마 남지 않은 손가락으로 5kg의 쌀 한 부대를 힘겹게 드는 사람들을 종종 보곤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유독 얼굴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는 아저씨가 한 분 있었습니다. 줄 무늬 긴 팔 티셔츠를 입고, 낡은 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쌀을 나누어주며 가까이에서 얼굴을 보니 코가 없었습니다. 팔과 손도 썩고 문드러져서 쌀 한 부대조차 가누지 못했습니다. 저는 애써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지만, 그 아저씨만은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사내가 쌀 한 부대도   못 져서 되겠냐며 농담을 건네셨고, 아저씨는 그런 어머니를 보며 몸뚱이가 이런 걸 어쩌냐며 해맑은 웃음을 지어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아저씨가 힘들게 쌀 부대를 받아 비틀거리며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어머니에게 저 아저씨가 무섭지 않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런 저의 모습을 한동안 말 없이 쳐다보신 어머니는 사람을 겉 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그 의미가 좀처럼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어리기도 했지만, 한센병 환자를 처음 보았던 충격이 컸기 때문입니다.


Jono. 그 아저씨 이름입니다. 아저씨는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서 팔과 코가 문드러졌습니다. 그런 아저씨에게도 정말 사랑하는 아내가 한 명 있었습니다정신이 온전하지 못해서 대소변도 못 가리고 누워만 지내는 아내였지만, 아저씨가 온 힘으로 사랑하는 아내였습니다. 늘 누워만 있었기 때문에 방 안에는 악취가 가득했습니다. 변변한 방 한 칸을 못 얻어 나환자 촌 뒤편 숲에 움막을 짓고 그 안에서 두 사람은 비를 막고, 바람을 막고, 또 세상 사람들의 멸시를 피해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아저씨는 꿋꿋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매일 밖으로 나가 구걸을 했고, 그 돈으로 생명을 연장하며 살아갔습니다. 아저씨가 구걸을 하는 방법은 다른 사람들과 달랐습니다. 길에 나가 무작정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작은 저울 하나를 늘 가지고 다닙니다. 혹 사람들이 아저씨의 안타까운 모습을 보고 돈을 내려놓고 가면, 아저씨는 그 사람을 붙잡아 저울 위에 올라설 것을 권하십니다. 그리고는 저울의 눈금이 가리키는 대로당신은 몇 KG의 몸무게입니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그 힘든 몸을 하고도 공짜 구걸을 원하지 않았던 겁니다. 저울에 올라섰다가 내려서는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미소를 짓습니다. 아저씨가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메시지는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삶 속에서 반짝 하고 잠시 빛나는 저녁 별빛과 같은 순간의 기쁨인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도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아저씨의 몸은 점점 쇠약해졌고, 나중에는 합병증 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위독한 상태에 놓인 조노 아저씨가 걱정이 되어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평소 웃음이 많으셨던 어머니도 먹구름 닮은 모습이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 아저씨는 병실 맨 끝 침대에 누워 힘든 숨을 몰아 쉬고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한참을 아저씨 곁에 서 있었지만, 아저씨는 곁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만 같았습니다. 한동안 멍하니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아저씨는 눈을 뜨고 저와 어머니를 알아보시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저씨의 썩어 문드러진 손을 잡고 한참을 우셨습니다. 꼭 병을 이겨내고 사람들의 몸무게를 재어 주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하시는 어머니를 향해 조노 아저씨는 이제 삶의 끝자락을 예감한 듯 고개를 가로로 흔들며  “Nyonya, tolong istri saya. Nyonya, tolong istri saya…” 라는 말만을 되풀이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저 역시 한동안 가슴이 먹먹해져서 눈 밑이 계속 뜨거워졌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어머니는바람이 머무는 저 끝자락에 선량한 또 한 사람이 떠나는구나.”라는 혼잣말을 하며 먼 하늘만 쳐다보았습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났고, 아저씨는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저씨는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까지 돌볼 사람 하나 없는 아내 걱정만 했습니다. 저와 어머니는 그런 조노 아저씨의 마음이 걱정 되어 움막을 찾아갔습니다. 움막을 찾아갔을 때 다행히 한센병을 앓고 있는 이웃들이 번갈아 가며 아줌마를 돌봐주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저는 이곳이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낮은 곳이 아니라 천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구걸을 하며 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그들이 서로의 영혼을 살찌우는 영혼의 부자들이었던 것입니다. 후에 조노 아주머니는 정부에서 관리하는 보호 시설로 보내졌습니다. 저는 토요일이 되어Sitanala에 갈 때면 조노 아저씨와 아줌마가 살던 빈 움막을 쳐다보곤 합니다


비록 생김새는 무서웠으나, 세상 누구보다 진실하고 넉넉한 마음을 지녔던 아저씨를 저는 기억합니다. 햇살만 뜨거운 줄 알았던 인도네시아에서 잠시 쉬어갈 서늘한 그늘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조노 아저씨. 바람 따라 왔다가 평생 바람 안에서 살고, 바람이 머무는 곳으로 떠나간 조노 아저씨. 바람이 소곤소곤 들려주는 조노 아저씨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문득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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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발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중국 속담이 있습니다.  공모전 참가 또한 받는 기쁨보다는 주는 기쁨이 크다는 신념으로 묵묵히 10년이 넘도록 Sitanala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해번스 멤버 회원님 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봉사라고 하면 물질적인 지원과 자신의 희생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과 마음의 교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토요일 저는 Sitanala 가족들과 함께 보낸 기쁨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저에게 행복을 배로 전해지는 알기 때문입니다. Sitanala 가족들이 전해준 깨달음이 부족한 글을 통해 큰상이 되어 너무 부끄럽고 행복합니다. 벅찬 기쁨을 만끽하기 보다는 인도네시아의 어려운 이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글을 읽고 칭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대상.jpg
 
대상 대사상 강동헌.jpg
 

대상 

JIKS 10학년 강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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